전체 > 문화데스크

한국 '간호사'의 시작, 보구여관에서부터


1887년, 미국에서 서울로 파견된 여성 의사 메타 하워드가 한옥 여성병원을 설립했다. 이를 조선 왕실에서 '여성을 위한 편안한 치료 공간'을 의미하는 '보구여관'이라 명명하며 극찬했다.

 

1893년 어느 날, 이름과 출생 연도가 모호한 한 여성이 이 병원을 찾아왔다. 폭력에 시달리다 손가락을 잃은 이 여성은 보구여관에서 개신교 세례를 받고 새 이름인 '김마르다'를 얻었고, 이후 보구여관 간호원양성학교의 첫 입학생이 되었다.

 

1883년에 태어난 이그레이스(본명 이복업) 역시 보구여관에서 간호 교육을 받은 후 간호사로 활약했다. 장애를 가진 사노비였던 그는 병에 걸려 방황하다 보구여관에서 새 삶을 찾게 되었다. 마르다는 강의를 통해 간호학을 가르치고, 그레이스는 평양 여성 전문병원에서 일했다.

 

1895년에 태어난 박자혜는 입궁하여 아기나인으로 살다가 숙명여학교에 입학했으며, 학교생활 속에서 저항 의식을 키우며 자신의 삶을 이끌어갔다. 3·1운동에 참여한 그는 베이징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조선으로 돌아와 산파로 활약했다.

 

'한국간호인물열전'은 한국 최초의 간호사 10인의 삶을 담은 책이다. 저자인 이꽃메 상지대 간호학과 교수는 과학기술과 여성을 다룬 책을 비롯하여 다양한 주제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간호인물열전' 이꽃메 지음, 책과함께 펴냄, 2만8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