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만에 외국인 투자 급증.."주식·채권 13조 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2년 만에 최대 규모로 한국 증권시장에 자금을 순유입시키면서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총 92억 9,000만 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순유입이다.이번 외국인 투자금의 유입은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모두에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이 특징이다. 채권자금의 경우, 단기 차익거래 유인이 커지고 중장기 채권에 대한 견조한 투자 수요가 지속되면서 78억 3,000만 달러가 한국 채권시장에 들어왔다.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은 국내 금리 환경에 대한 신뢰와 안정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눈에 띄는 점은 최근 9개월간 순유출세를 보였던 주식자금이 전환해 순유입으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 5월 주식자금은 14억 5,000만 달러가 순유입되어, 전월 93억 3,000만 달러 순유출과 비교해 100억 달러 넘는 변화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에 나타난 주식자금 순유입 현상이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주식자금 유입 증가 배경으로 ‘글로벌 무역협상 진전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 완화’를 꼽았다. 즉,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긴장 완화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는 의미다.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규모 유입과 더불어 코스피지수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4월 말 2,557포인트였던 코스피는 6월 11일 2,907포인트까지 오르며 13.7% 상승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선진국 5개국과 신흥국 9개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대만의 TAIEX가 11% 상승해 뒤를 이었으며, 미국 S&P 500지수도 8.1% 올랐다.국채금리 동향에서는 선진국과 신흥국 간 차별화된 움직임이 관찰됐다. 선진국 국채금리는 주로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했는데,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월 말 연 2.57%에서 6월 11일 연 2.84%로 0.27%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의 10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연 4.16%에서 연 4.42%로 0.26%포인트 올랐다. 미국 금리 상승은 재정 적자 확대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흥국 국채금리는 대체로 하락하는 추세였다. 예를 들어, 터키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1.71%포인트 하락했고, 러시아도 정책금리 인하 영향으로 국채금리가 0.59%포인트 하락했다.환율 부문에서는 원화 가치 상승 폭이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 가장 컸다. 원·달러 환율은 4월 말 달러당 1,421원에서 6월 11일 1,375원으로 떨어지며 약 3.3%의 절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영국 파운드화(1.6%)와 유로화(1.4%)의 상승폭을 크게 상회한다. 반면, 미국 달러화 지수는 0.8% 하락했고 일본 엔화는 1.0% 하락하는 등 달러 약세 흐름이 뚜렷했다.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 하락 배경에 대해 “미 달러화 약세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투자가 상당 폭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외국인 자금 유입과 글로벌 달러 약세가 맞물려 원화 강세를 이끌며 국내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순유입과 코스피 상승은 코로나19 이후 침체에 빠졌던 국내 증시가 다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글로벌 경기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금리 동향 등 변수도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향후 자금 흐름과 시장 움직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 홈플러스 'M&A 승부수' 던져.. '새 주인 찾기' 착수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100일이 지난 홈플러스가 본격적인 재건 움직임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에 인수합병(M&A)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다. 이에 따라 자산 매각, 부채 정리, 고용 안정 등 다방면의 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해관계자들의 촉각도 곤두서고 있다.11일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에 인수합병을 포함한 방안을 담아 내달 10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환한 것으로, 회생계획안 인가가 떨어진 뒤 M&A에 본격 나설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기업 회생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자료인 자산·부채 조사보고서는 삼일회계법인이 작성 중이며, 12일 법원에 제출될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홈플러스의 현재 자산 규모, 부채 총액, 현금흐름 등을 분석해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를 비교하게 된다.홈플러스는 현재 2조 원대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 중 메리츠 계열 금융사 세 곳으로부터 차입한 1조2000억 원이 핵심 채무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보유한 부동산, 특히 자가 보유 점포 자산만 약 4조7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청산가치보다 계속기업가치가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홈플러스 측은 이번 회생계획안에 현금 흐름 개선책과 채무 상환 방안을 구체적으로 담는 한편, 슈퍼마켓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할 매각 계획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6월부터 해당 부문의 매각을 타진해왔으나, 회생절차 개시 이후 중단됐다. 이번에 M\&A 계획을 회생계획안에 명시하면서, 익스프레스 매각도 병행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점포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홈플러스는 현재 68개 임대 점포 중 41개 점포의 임대료 인하에 합의했고, 7곳과도 타결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개 점포는 여전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는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점포는 폐점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해당 점포 소속 직원의 고용은 전원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자가 보유 점포의 경우, 메리츠가 담보권을 실행하지 않는 이상 회생계획안에 포함되지 않으며, 자산 매각보다는 점포 운영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으로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정상 영업을 이어가며, 직원 급여·퇴직금·복지 등의 지급에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거래처에는 대금을 지급했고, 대기업과는 상환 일정을 조정 중이라는 입장이다.한편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아직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회생계획 인가와 기업가치 회복을 계기로 매각을 통한 엑시트(투자 회수)를 본격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내부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회생절차가 점포 폐점과 대규모 고용 불안을 초래했다”며, “정부가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노사정 대화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특히 일부 점포 폐점이 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이제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 후,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동의를 얻는 관계인 집회를 거쳐 법원의 인가 결정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의 구조조정과 영업 정상화 노력, M\&A 추진 의지 등이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홈플러스의 회생 여부는 대형 유통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홈플러스가 어떤 방식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원가 내려가도 가격은 계속 올리는 식품업계... '배부른 돼지' 된 기업들의 실적 잔치
소비자단체가 주요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공식품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업계에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소비자 가격에 조속히 반영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등 12개 회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가공식품들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몇 년간 하락했음에도 업계는 소비자 가격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뿐만 아니라 가격 인상까지 단행하며, 실적 개선에 집중하는 듯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업계의 실질적인 가격 인하 시행과 함께 정부가 기업들의 비용 절감 효과가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지 끝까지 모니터링할 것을 촉구했다.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라면의 주 원재료인 원맥(소맥분)은 2022년 대비 2025년(1~4월) 평균가격이 22.6%나 하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라면의 평균가격은 오히려 7.4% 상승했다. 대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2022년 대비 2025년(1~4월) 평균가격이 무려 41.3%나 급격하게 하락했다. 대두유 역시 같은 기간 19.2% 하락했다.그러나 이러한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공식품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5월 대비 2025년 5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8.2% 상승했으나, 가공식품의 물가지수는 13.6%나 올랐다. 특히 라면은 14.2%, 빵은 19.4%까지 물가지수가 상승했다. 식용유만이 지난해부터 소폭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를 보였다.가공식품 물가 상승은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쳐, 2022년 5월 대비 2025년 5월 햄버거 가격은 23.5%, 김밥은 20.9%, 치킨은 13.0%, 김치찌개는 15.8%나 상승했다. 이는 원재료 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소비자단체는 이러한 상황에서 가공식품 업체들이 실적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요 가공식품 업체들의 2024년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가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기업의 수익 증대로만 귀결되고 있다는 비판을 뒷받침한다.소비자단체협의회는 "업계는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고, 실질적인 가격 인하를 시행해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들의 비용 절감을 위한 지원 효과가 소비자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는지 끝까지 모니터링해 물가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4년간 수출량 70% 폭증... 와인의 나라 프랑스가 '진로 소주'에 빠진 이유
하이트진로가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한 '진로 팝업스토어(JINRO Pop-Up Store)'가 지난달 24일부터 6월 7일까지 15일간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 현지인들에게 한국 대표 주류 브랜드 진로의 정체성과 매력을 알리고, 실제 제품 체험을 통해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히 기획됐다.'진로 정원(JINRO'S GARDEN)'이라는 콘셉트로 운영된 이번 팝업스토어는 진로의 상징인 녹색병과 프랑스 베르사유 정원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요소를 접목해 독특한 공간 분위기를 연출했다. 외관은 자연스러운 조화 장식과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간판으로 꾸며져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내부 공간은 진로의 브랜드 컬러를 기반으로 제품 전시와 피규어 장식을 조화롭게 배치해 진로만의 독특한 감성을 공간 전반에 담아냈다. 특히 1층은 브랜드 체험과 제품 구매를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2층은 어두운 조명과 네온 연출을 통해 진로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한 시음 공간으로 운영됐다.방문객들에게는 '진로(JINRO) 트래블카드'를 제공하여 미션 수행의 재미를 더했다. 이 카드를 활용해 제품 시음, 위시트리 작성, 포토 부스 등 3가지 활동에 참여할 때마다 도장을 받아 기념 굿즈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스티커로 병을 꾸미는 '나만의 진로 만들기'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했다. 이에 현지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진로 병을 SNS에 공유하는 등 자발적인 참여와 홍보 효과를 이끌어냈다.하이트진로는 이미 프랑스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하이트진로의 프랑스 소주 수출량은 연평균 70% 이상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에서도 한국의 전통주인 소주가 현지인들에게 새로운 주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황정호 전무는 "진로 팝업스토어는 브랜드 감성과 제품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플랫폼 역할을 수행했다"며 "해외 소비자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전하는 마케팅 활동을 지속 강화하고, 진로가 글로벌 메인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국가에서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이번 파리 팝업스토어의 성공은 한국 주류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하이트진로는 앞으로도 해외 시장에서 한국 소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 미 관세 폭탄 속 살아남은 K수출…한국 수출 5% 반등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한국의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발 고강도 관세 압박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승용차, 선박 등 주요 주력 산업의 선전이 수출 상승을 견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전체 6월 실적에 대해서는 향후 추이를 좀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관세청이 11일 발표한 통관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이달 초 10일간의 수출액은 총 154억 7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조업일수가 5.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일에 비해 0.5일 적었음에도 일평균 수출액은 15.0% 증가했다. 이는 기업들이 보다 집중적으로 생산과 수출에 나섰음을 시사한다.월별 수출 실적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세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 5월에는 감소세로 전환된 바 있다. 특히 5월 수출 감소는 미국의 고강도 관세 정책이 본격 시행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6월 초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관세 부담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월말까지의 수출 실적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품목별 수출 현황을 보면, 반도체가 36억 2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2.0% 급증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이 여전히 한국 수출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승용차 수출도 13억 달러로 8.4% 증가했고, 선박 수출 역시 8억 9600만 달러로 23.4% 크게 늘었다. 이밖에 자동차 부품(12.1%), 컴퓨터 주변기기(38.3%), 정밀기기(5.4%) 등의 수출도 증가세를 기록했다.반면 석유제품(-20.5%), 철강제품(-3.9%), 무선통신기기(-43.1%), 가전제품(-30.0%) 등은 수출이 줄어들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특정 품목에 대한 수요 감소, 경쟁 심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별 수출 동향에서는 중국(2.9%), 미국(3.9%), 유럽연합(EU, 14.5%)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반면, 베트남(-9.5%)과 일본(-5.9%) 등 일부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시장별 수요 변화에 따른 현지 수요 차별화 현상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한편, 이달 1\~10일 수입액은 171억 83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1.5% 증가했다. 수입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15.2%), 기계류(16.8%), 가스(36.0%)가 증가했고, 원유(-9.1%)와 석유제품(-5.1%)은 감소했다. 가스 수입 증가는 에너지 수급 안정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이 같은 수출입 동향에 힘입어 무역수지는 17억 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무역수지는 2023년 6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해 왔으나, 올해 1월 한 달 동안 적자로 전환된 바 있다. 이후 2월에는 다시 흑자로 돌아섰으며, 3월(49억 8000만 달러), 4월(48억 8000만 달러), 5월(69억 4000만 달러)에도 꾸준한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번 6월 초 수출 증가가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하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이 수출 실적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앞으로 발표될 전체 6월 수출 실적에 대해 신중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주력 산업의 경쟁력 유지와 신시장 개척, 공급망 안정화가 향후 수출 증대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이처럼 한국의 수출은 주요 품목과 지역별로 상이한 양상을 보이며, 미·중 무역 갈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복합적인 외부 변수와 함께 국내외 경제 상황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은 이런 환경 속에서 전략적인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잭팟' 터진 K방산, 역대 최대 계약 눈앞
한국의 대표적인 방산 수출 품목인 K2 전차가 다시 한 번 대규모 해외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다.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K2 전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이 빠르면 이달 중 체결될 예정으로, 수출 물량은 180대, 계약 규모는 약 9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22년 체결된 1차 수출 계약(약 4조5000억 원)의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한국 방위산업 수출 역사상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금액이다.10일 방산 업계 고위 관계자는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협력사 선정이라는 최대 쟁점을 해결하며 협상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조용진 방위사업청 대변인 역시 같은 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K2 전차 이행 계약이 막바지 협상 단계에 있다”고 밝혀 계약 체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이번 계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국경을 접한 폴란드가 방위력을 신속하게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폴란드는 2022년 K2 전차를 비롯해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을 포함하는 약 124억 달러 규모의 1차 ‘K방산 패키지’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2차 계약은 그 연장선이다. 당초 2023년 말 성사가 예상됐던 이번 계약은 폴란드의 국내 사정과 한국 내 정치적 변수 등이 맞물려 다소 지연됐다. 방산 계약은 국가 간 협의와 최종 결재 권한이 뚜렷한 고위급 컨트롤타워의 지휘 아래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치적 공백이 협상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계약이 최종 체결되면 폴란드 현지에서 양국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는 공식 서명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총 공급 물량은 180대로 1차 계약과 동일하지만, 계약 금액은 2배에 달한다. 이는 2차 계약에 포함된 개량형 K2 전차의 단가가 높고, 기술 이전, MRO(유지·보수·정비) 사업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약 100대는 한국 현대로템이 생산해 공급하고, 나머지는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가 기술 이전을 통해 현지에서 ‘K2PL’로 생산한다. 이로 인해 단순한 판매를 넘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협력 구조로 계약이 구성됐다.이번 계약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초대형 방산 수출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K방산이 전략 산업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고, NATO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군비 확충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K방산의 수출 활로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방산 산업에 대한 국내외 기대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달 초 필리핀과 FA-50 12대에 대한 1조 원 규모의 2차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14년 1차 수출 이후 10년 만의 재계약으로, K방산의 성능과 신뢰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재구매 사례가 이어지는 것은 K방산의 기술력과 납기, 유지비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방산 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시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대통령 주재의 방산수출진흥전략회의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히며 “대한민국을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이번 K2 전차 2차 수출 계약이 성사되면,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35억 달러 규모의 천궁-II 중거리 요격미사일 계약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방산 계약으로 기록된다. 이는 단순한 수출을 넘어 기술 이전과 유지체계 구축까지 포함된 고도화된 방산 파트너십 모델로, 향후 한국 방위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한층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AI 효과 제대로 보는 삼성, 상반기 판매 '쑥'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가전 ‘3대장’으로 불리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가정용 스탠드 및 벽걸이 에어컨의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일평균 판매량이 1만 대를 넘어섰는데, 이는 전년보다 한 달 빠른 기록이다.비스포크 4도어 키친핏 냉장고의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약 40% 상승했다. 또한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의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었으며, 5월 한 달간의 판매량은 출시 이래 처음으로 1만 대를 넘어섰다.삼성전자는 2025년형 AI 가전 제품들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면서, 사용자 생활 패턴을 학습해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작동하는 맞춤형 AI 기능을 다수 도입해 사용자 경험을 크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AI 기능들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특히 2025년형 AI 에어컨은 사용자의 생활 패턴뿐만 아니라 기상 정보, 온도와 습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냉방 모드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AI 쾌적’ 기능이 탑재됐다. 스탠드형 에어컨은 공간의 크기까지 고려해 최적의 냉방을 제공하며, 환기가 필요할 때 음성으로 알림을 주는 기능도 갖췄다. 또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 절감할 수 있는 ‘AI 절약모드’도 지원한다.냉장고 부문에서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키친핏 맥스’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소자를 활용해 내부 온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AI 하이브리드 쿨링’ 기능을 통해 식품을 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9인치 크기의 ‘AI 홈’ 터치스크린을 통해 37종의 신선 식품을 자동 인식해 리스트를 생성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과 자주 구매하는 가공·포장 식품 관리를 돕는 ‘AI 푸드 매니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좌우 4mm의 간격만 있으면 빌트인 가구처럼 깔끔하게 설치가 가능한 ‘키친핏 맥스’ 디자인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도어 단열재 두께를 8mm로 줄여 문 안쪽 수납 공간을 약 22%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세탁기와 건조기를 결합한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는 7인치 ‘AI 홈’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다양한 세탁 코스와 기능을 한눈에 보고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고도화된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통해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음성 제어도 가능하다.세탁물의 무게, 오염도, 건조 정도를 자동 감지해 최적의 세탁·건조 환경을 제공하는 ‘AI 맞춤+’ 기능도 갖췄으며, 인식 가능한 옷감 종류가 기존 3종에서 5종으로 확대됐다. 이 제품은 국내 최대 용량인 25kg 세탁과 18kg 건조가 가능하며, 열교환기 구조 및 예열 기능 개선으로 쾌속 코스 기준 세탁부터 건조까지 단 79분 만에 마칠 수 있다.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이들 3대 AI 가전 제품의 과거 광고 모델인 김연아, 한가인, 전지현과 함께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을 진행하며 제품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 영상은 삼성 AI 가전이 일상에 가져온 변화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최근 조회 수 40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2025년형 AI 가전은 제품 성능뿐만 아니라 사용자 일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맞춤형 AI 기능들이 많은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AI 기술을 통해 가전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 '11조 전선 전쟁'..재생에너지 확산에 원전업계 ‘초긴장’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산업계 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해저케이블과 전선 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지만, 원자력 발전 업계는 정책 방향성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사에서 “기후위기가 인류를 위협하고 산업 대전환을 압박한다”며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 중심사회로 조속히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지는 정부의 에너지 믹스 전략 전환의 핵심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호남 지역에서 생산된 해상풍력 전력을 수도권까지 안정적으로 송전하기 위한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만 11조 원에 달하며, 2036년까지 완료 예정이었으나 이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203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중 시공사와 민간 사업자 선정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이 사업의 핵심은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일반 교류 송전과 달리 직류를 활용해 장거리·대용량 송전 효율을 극대화한다. 특히 HVDC에 필수적인 해저케이블은 엄청난 중량과 길이 때문에 육상 운송이 불가능해 전용 포설선을 이용해 바다 밑에 설치해야 한다. 포설선은 척당 4000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장비로, 전 세계에서 이를 보유한 기업은 10곳 안팎에 불과하다.이런 대규모 사업을 두고 업계에서는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LS그룹과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제조부터 시공, 유지보수까지 모두 책임지는 턴키 방식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대표 주자들이다. LS전선은 지난해 525킬로볼트급 HVDC 해저케이블 양산을 시작했고, 계열사 LS마린솔루션케이블은 1만3000톤급 포설선 운항을 2028년부터 계획 중이다. 대한전선은 6200톤급 포설선 ‘팔로스’를 지난해 취항시켰으며, 충남 당진에 HVDC 케이블 공장을 짓고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양사 간에는 특허 침해 소송과 지분 인수 경쟁까지 벌어지며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또한, HVDC 송전에 필수적인 전압형 컨버터 장비의 국산화도 추진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2년 내 이 장비를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이 장비는 미국, 독일,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어 한국 기술로의 전환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반면 원자력 발전 업계는 긴장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대형 원전 2기 건설 계획이 포함됐지만,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원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영향이 크다. 후보 시절 그는 “원전은 위험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했으며, 이로 인해 국내외 원전 관련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에 어려움이 예상된다.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으로 타격을 입었던 중소 원전 부품기업들이 다시 한 번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임원은 “탈원전 당시 매출이 25억 원에서 8억 원으로 급감했고, 수많은 업체가 도산 위기를 겪었다”며 “에너지 정책이 10년 이상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와 첨단 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탈원전만 고집할 수 없다는 실용적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한 원전 부품사 관계자는 “원전 생태계가 한 번 붕괴하면 복구가 어렵기에 모두가 조심스럽다”며 “정부가 ‘팀 코리아’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방향은 국제적 흐름에 부합한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전력의 부채가 200조 원에 누적적자가 31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재정 확보와 핵심 부품 국산화 문제가 이재명 정부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결국 이재명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대전환이라는 목표 아래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으나, 전선·해저케이블 산업과 원전 업계 간 이해관계 충돌과 산업 생태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산업별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 정책 추진, 국산화 기술 개발, 그리고 다양한 에너지원을 균형 있게 아우르는 에너지 믹스 전략이 앞으로 한국 에너지 산업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 서민은 쳐다보지도 못하는 '15만원짜리 빙수'... 불황에도 줄 서서 먹는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면서 특급호텔들이 프리미엄 빙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반 빙수 가격의 10배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면서 호텔들은 더욱 고급화된 빙수를 선보이고 있다.호텔업계에 따르면 현재 특급호텔 빙수 중 최고가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의 '벨에포크 샴페인 빙수'로, 한 그릇에 1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빙수는 프랑스 명품 샴페인 브랜드 '페리에 주에'와의 협업으로 탄생했으며, 샴페인을 얼려 슬러시 형태(샴페인 그라니타)로 만든 후 우유 얼음, 치즈, 아보카도 슬라이스 등을 곁들여 고급스러운 맛과 식감을 구현했다.프리미엄 빙수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애플망고 빙수'도 호텔마다 고가에 판매 중이다. 포시즌스호텔서울은 제주산 애플망고를 2개 이상 사용한 '제주 애플망고 빙수'를 14만9000원에 선보였다. 이 빙수는 생망고와 망고 소스에 버무린 떡, 망고 엘더 플라워 소스를 돔 형태로 구현한 '망고 스피어'를 첨가해 풍성한 식감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다른 특급호텔들도 고급 망고 빙수 경쟁에 가세했다. 시그니엘 서울의 '시그니처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13만원,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는 1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특급호텔들이 선보이는 빙수는 일반 디저트 카페의 빙수 가격(1만원~2만원대)과 비교해 5~10배 이상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특급호텔 빙수 가격이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포시즌스호텔서울의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지난해 12만6000원에서 올해 14만9000원으로 18.3% 상승했다. 페어몬트앰배서더서울도 작년 대비 33.3% 오른 11만원에 애플망고 빙수를 판매 중이다.이러한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특급호텔 빙수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더욱 다양한 종류의 빙수를 호텔들이 판매하고 있다"며 "불황 속에서도 빙수가 인기를 끄는 것은 작은 사치를 누리려는 '스몰 럭셔리' 트렌드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은 고가의 호텔 빙수를 통해 일상 속 작은 사치를 즐기며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호텔들은 더욱 고급스러운 재료와 독특한 맛, 화려한 비주얼을 갖춘 빙수를 개발하며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선거 때마다 쏟아지는 1500톤 폐현수막, '억' 소리 나는 사업으로 탈바꿈
행정안전부가 폐현수막의 전량 재활용을 목표로 지자체와 민간기업이 협력하는 '자원 선순환 모델'을 구축한다. 5일 행안부는 세종, 강릉, 청주, 나주, 창원 등 5개 지자체와 SK케미칼, 세진플러스, 리벨롭, 카카오 등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폐현수막 재활용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은 울산에 있는 SK케미칼의 리모델링 중인 공장에서 진행되었으며,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와 5개 지자체 부단체장, 참여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현수막은 매년 약 6,000톤이 배출되는 대표적인 일회용 옥외광고물로, 2024년 기준 폐현수막 발생량은 5,408톤에 달한다. 그러나 재활용 비율은 33.3%에 그쳐 대부분이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나 전국동시지방선거 같은 대규모 정치 이벤트가 있는 해에는 현수막 발생량이 급증하는데, 2022년 지방선거 당시에만 약 1,557톤의 폐현수막이 발생했다.행안부는 폐현수막이 주로 폴리에스터(PET) 소재로 제작되어 적절한 처리 과정을 거치면 고품질 재생원료로 활용 가능한 '잠재 자원'임에 주목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수거부터 분류, 가공, 제품화에 이르는 전 과정의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과 지자체 간 상생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목표다.구체적인 협력 체계를 살펴보면, 지자체는 지역 내 폐현수막을 수거하고 자체 재활용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세진플러스와 SK케미칼에 공급한다. 세진플러스는 이를 차량 내장재나 건축자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공하고, SK케미칼은 플라스틱 원료로 생산해 자사 제품 제조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SK케미칼은 이 재생 원료를 통해 유럽연합(EU)의 친환경 포장재 기준(PCR 30% 이상 사용, 플라스틱세 등)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리벨롭은 해당 원료로 의류, 가방, 새로운 형태의 현수막 등 업사이클링 제품을 개발하고, 카카오는 재활용 소재로 제작된 책상과 의자를 취약계층 아동에게 기부하는 한편 자사 플랫폼을 통해 폐현수막 제품의 유통과 판매도 지원할 예정이다.행안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5개 지자체에서 약 195톤의 폐현수막을 재활용하고, 처리비용을 절감해 지역-기업 간 협업 모델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환경부 등 유관 부처와 협의해 재활용 제품 사용 확대와 관련 지침 마련 등 제도화도 추진할 방침이다.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는 "폐현수막 전 주기에 걸친 자원순환 시스템을 통해 환경을 살리고, 새로운 친환경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은 그동안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폐현수막을 탄소 배출과 발암물질 유발 없이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활용함으로써 환경보호와 자원순환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재활용 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