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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존경 대신 '존중'의 날 되길...


서울 공립 중학교 교사 A 씨는 '스승의 날'이 석가탄신일과 겹쳐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2012년에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 이후 작은 선물조차 받을 수 없게 되자 교사들이 스승의 날 이벤트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감사를 담은 손 편지를 전해주는 일이 조금이나마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런 것조차 드물어졌다. 교사들은 이제 선물을 받아도, 받지 않아도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스승의 날' 자체가 꽤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한다.

 

초등교사 B 씨는 동료 교사들과 몇 년 전부터 스승의 날이 아예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는 "스승의 날은 '스승을 존경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요즘 들어서는 존경은 바라지도 않고 존중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최근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 교권이 쇠퇴하면서 1년 중 가장 큰 이벤트였던 '스승의 날'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들은 교육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이벤트에 또 다른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한편, 서울에서 지난해 스승의 날에 재량휴업을 실시한 학교는 총 26개였다. 이외에도 스승의 날을 근로자의 날(5월 1일)과 합쳐 다른 근로자와 함께 쉬자는 의견이 제기되거나, 취지를 부각하기 위해 날짜를 아예 연말로 미루자는 의견도 나온다. 아예 스승의 날을 폐지하고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9월 4일을 '교사 인권의 날'로 제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제안들은 스승의 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교사들은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갈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교사에게 주어지는 학생과 학부모의 존중과 감사의 문화가 다시 생기기를 바라는 교사가 많다고 전해졌다.